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와 통합하려는 진짜 이유는 뭘까?

통합을 하려는 이유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와 통합을 하려는 이유

최근 OCI그룹이 한미그룹을 인수하려고 시도하면서 굉장히 시끌벅적하고 사람들도 단타를 치려고 난리인데, 투자자라면 여기서 근본적으로 궁금한 것이 있어야 한다. OCI그룹은 도대체 왜 제약바이오 사업을 하려고 하는걸까? OCI투자자라면 알겠지만, 요즘 OCI의 실적이 나쁘지 않다. 꽤 좋다. 그럼에도 굳이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제약바이오 사업을 하려고 하며, 그 중에서도 덩치가 꽤 큰 한미그룹과 통합을 하려고 하는걸까?

✅ 조금만 살펴보면 알겠지만 OCI에게 바이오사업은 그리 중요한 사업이 아니다.

뉴스 기사들을 보면 OCI그룹이 2018년부터 바이오 사업에 투자를 시작했다, 부광약품을 인수했다 등등 말이 번지르르 하지만 OCI그룹 입장에서 바이오 사업은 그저 툭툭 건드려보는 정도? 되면 좋고 안 되면 마는 그런 수준의 시도였었다.

그런데 이번에 유독 한미를 건드려서 일이 커졌다. 왜 이러는 걸까?


📌필자의 한미사이언스 관련 다른 글들도 참고하면 좋겠다.

< 한미약품 임종윤 사장의 DXVX는 어떤 기업일까? >

< 한미사이언스 지분싸움 시작, 주가는 어디까지 오를까?(feat. 한진칼, 한국앤컴퍼니, 에스엠)

< 한미사이언스와 OCI결합은 OCI홀딩스의 주가에 좋을까 나쁠까? >

< 한미사이언스와 OCI통합 이후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오를까? >

<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이 신동국 회장에게도 좋은 이유는? >


OCI가 한미사이언스와의 통합을 진행하는 이유는?

거두절미하고 결론부터 말해보자.

✅ 결론부터 말하자면 OCI가 한미그룹과의 통합을 진행하는 이유는 호구를 아주 제대로 낚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당근에서 아주 비싼 물건인데 이 가치를 모르고 저렴하게 파는 사람을 봤을때 어떻게 하는가? 무조건 달려들어서 예약을 잡고 그 물건을 낚아채야 하지 않는가? OCI가 하고 있는게 딱 이거다.

가끔 남편이 산 고가의 컴퓨터나 자전거를 아내가 저가에 파는 바보 같은 짓이 인터넷이 올라오고는 한다. 한미사이언스가 하고 있는 짓이 딱 이 짓이다.

oci홀딩스 주요사업
OCI홀딩스의 주요 사업, 출처 : OCI홀딩스 공식 사이트

OCI홀딩스는 주요 사업에 바이오를 아예 넣지도 않는다. 2023년 3분기 매출액 비중을 보면 바이오는 아예 껴 있지도 않다. 이런 OCI그룹이 호구를 제대로 잡았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것이다.

✅ OCI그룹은 시총 7조원이 넘는 한미 그룹을 단 돈 7700억원에 꿀꺽할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이게 OCI가 왜 제대로 된 호구를 잡은 일인지 설명해보겠다.

기업명시가총액지분가치
한미약품약 4조원(한 때 8조까지 간 적도)약 1.6조원
JVM약 3000억원약 1200억원
한미사이언스가 가지고 있는 상장사들

✅ 한미약품의 시가총액만 약 4조원이고,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지분 약 40%를 가지고 있다.

한미사이언스가 가지고 있는 한미약품의 지분가치만 약 1.6조원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일반인은 잘 모를 수 있는데 한미사이어스는 한미약품 뿐만 아니라 JVM이라는 기업도 가지고 있다. JVM은 세계에서 독보적인 약품조제기계를 보유한 기업이다.

한미사이언스가 가진 저 둘의 지분 가치를 합치면 못해도 약 1.7조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건 경영권 프리미엄은 제외한 단순 지분 금액만 말한 것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자면 2~3조원은 거뜬히 받아야 하는게 한미사이언스라는 지주사의 가치다.

“송영숙과 임주현이 가지고 있는 지분만을 거래한 것인데 저 정도 가치냐?”

라고 할 수 있겠다. 맞는 말이지만 송영숙과 임주현이 주도한 이번 거래에서 OCI홀딩스는 최대주주로 등극하며 경영권을 가져오고, 기업명과 로고도 통일한다고 되어 있다. 즉, 한미그룹을 OCI가 지배 한다는 효과는 똑같기 때문에 7700억원이라는 가격이 매우 저렴한 가격인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최근 한미약품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급등하면서 이제야 좀 기가 살아나고 있는데 이 경영권을 그냥 낼름 팔아버린다? 모르긴 몰라도 송영숙과 임주현은 정말 제대로 된 호구라고 볼 수 있다. 임종윤 사장이 인터뷰에서

“경영의 경자도 모르는 송영숙과 임주현이 기업을 망치고 있다”

라는 발언을 괜히 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OCI입장에서는 호구를 제대로 물었고 정말 저렴하게 한미그룹이라는 대한민국의 독보적인 제약사를 인수할 기회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놓쳐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 즉, OCI가 제약 바이오 사업에 관심이 많아서 한미그룹과 통합을 시도하는게 아니라 그냥 제대로 된 호구를 잡았기 때문에 거래를 진행하려고 하는 것이다.

조상 땅은 자식들이 다 팔아 먹는다고 하지 않는가? 임성기 회장이 타계한지 채 5년도 안 되었는데 그 마누라와 장녀라는 사람들이 물려받은 지분을 홀라당 팔아 먹으려고 하니 장남과 차남의 속은 얼마나 썩고 있겠는가? 제 값에 파는 것도 아니고 돈 몇 푼에 혹해서 판다고 한다. 곧 팽 당할 것도 모르고 OCI그룹의 임원이 된다고 좋다면서 판다. 미칠 노릇이다.

✅ 옆에서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임성기 회장의 친우였던 신동국 회장은 얼마나 속이 쓰릴까?

<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이 신동국 회장에게도 좋은 이유는? >


임종윤 사장이 기를 쓰고 막으려는 이유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멋있게 생기신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출처 : 서울경제 뉴스

임종윤 사장은 그나마 똑똑한 사람인건지 이번 거래를 막으려고 하고 있다. 남편이 산 300만원짜리 자전거를 아내가 10만원에 판다고 당근에 내놓았으니 얼마나 미칠 지경이겠는가?

게다가 임종윤 사장은 자신의 기업도 운영중인데, 한미그룹의 경영권만 가져오면 자신의 기업들을 모두 한미그룹 산하에 넣으면서 한미그룹을 크게 키울 청사진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DXVX라는 기업의 상황을 보면 그리 녹록치는 않아 보이지만.

어쨌든, 원래 故임중기 회장은 장남인 임종윤 사장에게 지분과 경영권을 물려주려 했다는 설이 파다하다. 그런데 갑자기 타계를 하면서 지분이 법대로 나눠지는 바람에 엄마와 장녀에게 경영권도 뺐기고 팽을 당한 것이다.

댓글 2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임종윤 사장은 이런 상황을 미리 예상 했다면서 3년 전부터 지분 싸움을 준비하고 있었다 라고 말했다.

다계획이있구나 1
이미 계획이 있었던 임종윤 사장

개인적으로는 임종윤 사장의 계획이 잘 이루어져서 경영권을 되찾길 바란다.


OCI와 임종윤 사장 사이는 결코 유야무야 해결될 수 없다.

✅ OCI입장에서는 이번 거래를 반드시 성사시키고자 할 것이다. 호구를 제대로 잡았으니까.

OCI가 포기할 일은 없을테니 추후 경영권 분쟁은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그룹 합병 이후에도 문제다.

지분 취득 후 정리 6
OCI와 한미사이언스 합병 후 지분 구조

OCI와 한미사이언스 합병 후 지분구조를 보면 인종윤 사장 우호지분이 약 28%에 이른다. OCI홀딩스를 넘어선다. 이들이 경영에 사사건건 딴지를 걸면 어쩔래?

OCI홀딩스 입장에서는 임종윤 사장 측의 불만을 반드시 해결하고 일은 진행해야 한다. 임종윤 사장이 싫다고 한다면? 바로 자금력 싸움인 지분싸움 들어가야지 뭐.

한미사이언스 사태를 지켜보면서, 한 기업의 경영인은 뒷일을 잘 마무리 하고 죽어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도 이걸 보면 삼성은 얼마나 대단한걸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LG그룹도 상속 문제로 소송을 하네마네 하는 판국에 삼성은 얼마나 단호하게 정리가 되었는가?

어쨌든 한미그룹은 대한민국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제약사인 만큼 팔리더라도 제대로 된 가치를 받고 팔렸으면 좋겠으며 경영도 제대로 된 경영자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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