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홍해에서 자그마한 사건들이 나오더니, 올해에는 홍해에서 이란군의 지원을 받는 예맨 반군인 후티가 세계 2위 글로벌 선사인 Maersk의 배를 공격해서 미군이 개입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미군이 개입하자 한국 시각 1월 12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 유조선을 나포하면서 보복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이란과 미국의 갈등이 또 다시 불거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 호르무즈 해협의 현 상황은 어떻게 호르무즈 해협이 왜 중요한지 모르는 분들은 이번 포스팅을 반드시 보셔야 합니다.
특히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이런 지정학적 요소들을 모르고 지나친다면 추후 아주 좋은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있으며 심하면 돈을 크게 잃을 수도 있습니다. 반드시 이해하고 가셔야 합니다.
저는 홍해 사태로 인해 상하이운임지수가 급등했고 이로 인한 수혜주를 언급한 적이 있는데요, 흥아해운이 그 중 하나였습니다. 홍해 사태가 벌어진지 꽤 됐음에도 반응이 없어서 아닌갑다 했는데 최근에야 주가에 반응이 오네요. 이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로 인해 다시 한번 주가에 반응이 올 듯 합니다.
사실 흥아해운은 아시아만 운행하는 선사라서 별 다른 영향은 없고 대장주는 HMM이 되는게 맞지만 HMM이 하림의 인수 건으로 인해 주가가 오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식이라는건 참 신기한 듯 합니다.
✅ 서론이 길었네요. 호르무즈 해협이 현재 어떤 상황이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중요한 이유
호르무즈 해협이 가지는 의미를 정리하자면 아래 표와 같습니다.
| 일일 통행 유조선 수 | 평균 14척 |
| 원유 수송량 | 1500만배럴 |
| 글로벌 석유 수송량 | 35% |
| 글로벌 석유 거래량 | 20% |
| 한국향 원유 수송량 | 82% |
호르무즈 해협은 중요한 원유 수송로 입니다. 한국으로 오는 원유 중 약 82%가 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여 오고 있으며 글로벌로는 약 35%의 석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송되고 있죠.
✅ 한 마디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한국 기름값은 미친듯이 폭등 할거라고 보면 됩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중국 등 동북아시아 지역의 국가들도 모두 큰 피해를 입게 되며 사우디아라비아를 기준으로 동쪽에 있는 국가들도 모두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가지는 의미는 국제 원유 수송로라는 것이죠.
미국이나 이란도 이걸 알기 때문에 이란은 이 해협에서 분쟁을 일으키며 미국을 압박하는 것이고 미국도 나름대로 이 해협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 입니다.
“그런데 왜 이란이 여기서 난리인거야?”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차근차근 설명해볼게요. 지도를 보면 이해가 쉽죠.
호르무즈 해협의 위치를 보면 위쪽으로는 이란, 아래쪽으로는 아랍에미리트, 안쪽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이라크가 모여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꿀포지션을 가진 국가가 바로 이란입니다.
호르무즈해협 글자 아래 작은 섬이 보이죠? 저 섬은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사막 섬인데, 저 섬이 이란 땅입니다. 섬을 기준으로 영해를 판단하면 호르무즈 해협의 북쪽 대부분이 이란 영해가 되는 것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선박이 운행할 수 있는 폭이 약 57km에 불과하며 이 중 대형 유조선이 통과할 수 있는 항로는 더 좁다고 하는데 반드시 이란의 영해를 통과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 즉, 유조선들이 아무 탈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면 이란이 얌전하게 보내줘야 하는 것 입니다.
이란은 UN협약 중 하나인 무해통항이라는 협약에 가입되어 있는데 이 협약은 비적대적인 선박들이 조용히 지나가기만 한다면 주권국의 승인을 일일히 받지 않아도 된다는 협약 입니다.
문제는 미국과 이란의 사이가 좋지 않고, 이란이 미국 선박을 ‘비적대적인 선박’으로 보지 않을 때도 있다는 것이죠. 저 해협은 분명 이란의 영해이기 때문에 이란이 맘 먹고 선박들을 건드리면 미군으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이런 점을 이란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란이 툭 하면 호르무즈 해협을 건드는 것 입니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건드리지 못 하는 이유
✅ 미국이 짜증 난다면서 미친척 하고 이란과 전쟁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미국과 이란의 피해는 당사자들이니 둘째로 치더라도, 일단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오가는 선박들의 길이 막혀 버립니다. 중동에서 미국의 우방국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들이 피해를 보는 것 입니다.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하게 되면 중동 국가들에게 피해가 확산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가 힘을 합치면 되지 않냐?”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수니파고 이란은 시아파니 종파도 다르니까요. 그런데 생각해볼게요. 중동에서 아랍에미리트 + 사우디 vs 이란 의 전쟁이 벌어지면 이건 뭘까요?
✅ 네 바로 중동 전쟁 입니다.
중동전쟁이 벌어지면 그 즉시 유가는 200불까지 돌파할 가능성이 높으며 세계 경제는 마비 됩니다. 100% 마비 됩니다. 가뜩이나 러시아산 원유까지 거래가 안 되고 있는 마당에 중동 원유까지 거래가 어려워지면 이건 말 다한거죠. 게다가 세계대전으로의 확전 가능성도 높습니다.
중동에서 전쟁이 벌어지면 미국 + 사우디 + 아랍에미리트 vs 러시아 + 중국 + 이란 의 대결로 갈 수 있습니다.
“미국이 쟤네 지원한다고? 그럼 우리 중국과 러시아는 얘네 지원한다ㅋ”
라는 식으로 갈 수 있는거죠.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이 그렇게 되고 있지 않습니까?
✅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이 확전 가능성 입니다.
사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시비를 건 일은 한 두 번 있는 일이 아닙니다. 최근에도 2019년과 2021년에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죠.
| 2019년 07월 10일 | 이란 혁명 수비대가 영국 유조선을 나포하려다가 영국 해군에게 차단 당함. |
| 2021년 01월 04일 | 한국 국적 한국케미호가 이란 혁명 수비대에게 나포 당함. |
| 2024년 01월 12일 | 미국 유조선이 이란 혁명 수비대에게 나포 당함 |
이렇게 많은 사건들이 일어났고 최근에는 미국 본인들의 유조선이 나포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미군의 적극적인 반응이 없는 이유는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서 입니다.
미국이 아무리 힘이 강하다 한들,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의 정 반대편이고 여기서 세계대전으로 확전될 수 있는 가능성 99.9%의 전쟁을 한다?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지금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전쟁까지 지원하고 있죠.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가능할까?
전쟁을 할 수가 없으니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경제 봉쇄 뿐인데 이란은 하두 미국에게 당해서인지 이제 충분히 적응한지라 별 효과가 없습니다.
✅ 이 때 미국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입니다.
이란 영해 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서 일일히 검수하고 이란 배만 막아 버리겠다 라는 것이죠.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전쟁을 각오하고 한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상 현실 가능성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의 숫자가 한 둘이 아니기 때문이죠. 위에서 하루 평균 유조선 통행량이 14척이라고 했지만, 유조선을 제외한 선박들의 통행량은 어마무시 합니다. 이 선박들을 전부 막고 봉쇄를 하겠다? 미국 스스로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 것입니다.
✅ 따라서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상황은 장기화 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도 적극적인 대응을 할 수 없고, 이란도 마찬가지로 확전 가능성이 있으니 자기 영해라고 해서 마음대로 할 수가 없어서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유일한데 이런 해결 방법은 오래 걸릴 수밖에 없거든요.
✅ 앞으로 해상물류 운임비용은 더욱 올라갈 것이고 이것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 글을 마치며 –
주식은 모든 경제 상황의 총 집합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그래서
“주식 공부 하려면 뭘 공부해야 해요?”
라고 묻는 질문에 흔히들 경제, 정치, 사회를 모두 공부해야 한다 라고 대답하고는 하죠. 특히 호르무즈 해협 같은 지정학적 위기를 공부하는 것은 최근 들어서 너무나도 중요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 전쟁, 튀르키예와 우크라이나, 호주와 중국, 가깝게는 중국과 대만, 일본과의 관계 등등..
이런 지정학적 요소들을 모르는 채로 주식을 하다 보면 정말 큰 코 다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걸 보고 한국전력에 투자 했는데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도가 높아 지면서 유가가 다시 크게 오르면 한국전력의 주가는 떡락할 수 있겠죠?
반대로 이런 지정학적 위기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면, 수혜주에 투자할 수도 있었을 것 입니다(저는 찾아 놓고도 하지 못한.. 쩝).
이번 포스팅이 아직 호르무즈 해협 상황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잘 몰랐던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만 총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