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로거가 본 지어소프트 주가 하락 이유, 23년 11월 20일

블로그 썸네일 68
지어소프트 저렴한 이유

11월 16일 한양증권에서 지어소프트 리포트가 나옴. 가지고 있는 현금만 1500억원인데 시가총액 1100억원은 저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라는 내용. 필자는 궁금해서 지어소프트가 어떤 기업인지 찾아봤고, 저평가 받는 이유에 대해서 살펴봤음. 이 포스팅은 지어소프트가 주가가 이렇게 내려온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는 포스팅임.

필자가 지어소프트를 분석하면서 다시금 느끼는 것은

✔ 가지고 있는 현금이 중요한게 아니라 현금을 어떻게 사용할지가 중요

하다는 것. 또한 현금이 늘어난다 해도 영업이익을 늘리지 못하면 말짱 꽝이라는 것. 이제 자세히 살펴보자.


지어소프트의 주가는 왜 1/3토막 났는가?


월봉차트
지어소프트 주가


한 때 28000원까지 올라갔던 지어소프트의 주가는 현재 약 7500원선. 필자는 궁금했다.

✔ 왜 이렇게 떨어졌을까? 가 아니라 왜 이렇게 올랐었을까?

필자가 아무리 찾아봐도 2020~21년에 주가가 저렇게 오를 이유가 없었다. 코로나 효과라고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재료는 있었어야지. 매출액이 오르기는 했지만 여전히 영업이익은 안 나오는 상황이었고, 드라마틱한 재료는 없었다. 내가 못 찾는건가?

✔ 필자가 보기에 지금의 주가는 제자리를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여기서 한양증권이 리포트를 낸다. 가지고 있는 현금만 1500억원인데 지금 시가총액 1100억원이 말이 되냐고. 조금 더 깊게 파봤다.

✔지어소프트의 현금은 정말 1500억원이 있고 주가는 저평가인걸까?


지어소프트의 현금은 정말 늘어났을까?


자산변화
지어소프트의 자산 변화

지어소프트의 자산 변화를 보면 실제로 2023년 3분기 기준 현금및현금성 자산이 1500억원인게 맞다. 그리고 가지고 있는 현금만으로도 부채를 다 갚을 수 있는게 맞다. 펙트다.

✔그런데 주가는 왜 현금및현금성 자산을 따라가지 못할까?

필자가 생각한 지어소프트의 문제는 3가지다.

  1. 현금이 늘어났지만 제대로 쓰여지고 있지 않다.
  2. 오아시스 상장이라는 장기적 악재가 존재한다.
  3. 영업이익이 너무 적다.

라는 것. 현금이 많으면 뭐하나. 잘 써야지.

돈이 많은 친구가 있다. 그런데 친구들한테 고기 한번 안사주면서 돈 자랑은 무지 한다. 좋은 평가를 받겠는가? 돈은 가지고 있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잘 쓰는게 중요하다. 

지어소프트가 돈이 많은거 인정. 그런데 기업은 가지고 있는 돈으로 영업이익을 창출해 내는게 제일 중요하다. 지금 시기가 고금리 시대이고 24년부터 경기침체가 예상되니 현금을 가지고 있는것 인정. 그러나 언제까지? 다른 뜻이 있는건 아닐까? 

현금이 늘어났지만 제대로 쓰여지지 않고 있다.


✔ 지어소프트는 이 많은 현금을 왜 쓰지 않고 가지고 있는걸까?

현금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시가총액을 높게 평가 받지는 못한다. 현금이란 써버리면 끝이기 때문이다. 현금을 1500억원 가지고 있다고 해서 시가총액이 1500억원으로 올랐다고 치자. 이 때 현금을 써버리면 시가총액이 따라서 낮아질건가? 시가총액이라는게 이렇게 단순하게 결정되는 것일까?

✔시가총액을 결정하는 투자자들이 중요하게 보는건 현금이 아니라 어떻게 잘 쓰는지다.

일전에 포스팅한 팅크웨어 같은 경우(포스팅 보러가기)에는 가지고 있는 현금 + 영업이익률까지 상승하여 기업 가치를 올리고 있다.

✔ 중요한건 가지고 있는 돈을 이용해서 사업을 얼마나 잘 하느냐지 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는 것.

지어소프트는 뭘 하려고 현금을 이렇게 많이 가지고 있는걸까? 여기서 나올 수 있는 대답은 2가지다.

  1. 경제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 – 충분히 가능한 말이다. 안정적인 기업 경영을 위한 선택.
  2. 쓰여질 곳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안쓴다.

1번 같은 경우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지어소프트의 오아시스마켓은 경기에 민감한 사업이므로 경기가 침체되면 당장 현금흐름이 막힐 수 있다. 이것에 대비하여 현금을 쌓아두고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1번이 이유라면 지금의 주가는 저평가가 아니다. 쌓아둔 현금은 곧 쓰여질 현금이기 때문이다.

2번이 이유라면 주가는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다. 다른 곳에 쓰이는 돈이 좋은 사업에 쓰인다면 주가는 오를 것이고 아니라면 내릴 것이다.

✔ 필자는 2번 이유를 살펴보고자 한다.


투자금 회수와 2차전지 사업을 노리는 지어소프트 그런데


상장 철회 후 주가
오아시스 상장 추진

2023년 1월, 지어소프트는 오아시스마켓을 상장 시키려고 했다가 실패했다. 23년에 잠깐 주식시장이 무너지고 있었는데 하필 이 때 상장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타이밍이 안 맞았던 것.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건,

✔ 왜 오아시스를 굳이 상장 시키려고 했던 것일까?

라는 것. 상장을 하면 무조건 좋은 줄만 아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상장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일단 기업의 재무를 모두 공개해야 하고, 경영권에 간섭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 자기 마음대로 기업을 경영하기도 어렵다. 꽤 귀찮은 일인 것.

그래서 기업들이 상장을 하는 이유는 대부분 2가지다.

  1.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자금이 필요하거나 무언가 큰 돈이 필요할 때
  2. 기존 투자자의 엑시트가 필요할 때

그런데 지어소프트의 오아시스는 사업구조상 1번도 아니고 쿠팡처럼 2번도 아니다. 왜 상장하려고 했을까? 필자가 눈에는 22년 3월에 나온 뉴스가 보인다.


지어소프트 2차전지
지어소프트의 2차전지 소재 사업 승부수

지어소프트는 자회사 지어솔루션을 통해 2022년 3월에 2차전지 소재 사업을 하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대구시와 MOU를 맺고 이미 부지까지 다 마련해 두었던 것. 그런데 23년이 다 지나가는 지금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다.

당시 계획은 2023년에 2차전지 소재인 니켈도금강판을 양산하겠다는 계획이었는데 어떤 사람의 말로는 부지에 풀떼기만 가득하다고 한다. 사실 말이 안됐지. 22년 3월에 부지를 확보했는데 23년에 양산을 한다고? 기존에 하던 사업도 아니었는데?

필자의 뇌피셜을 돌려보면 시나리오는 이렇다.

1. 지어소프트 경영진은 2차전지 사업을 하고 싶었다. 
2. 그러기에는 돈이 좀 부족하니 현금을 모아두고 있었다.
3. 모은 현금 + 상장으로 땡긴 돈으로 2차전지에 투자하려고 했다. 
4. 상장이 실패하면서 돈 땡기기 실패.
5. 2차전지 사업은 시작도 못하고 모은 돈은 붕 떠버린 상황.
6. 오아시스를 상장 시켜야 돈이 생기는데 경기가 나빠지고 있네?
7. 기왕 이렇게 된거 불경기에 대비하자는 차원으로 현금은 가지고만 있자. 마인드?
8. 보유 현금이 많은 것이 안정적인 기업 경영에는 좋겠지만 주가에는 그닥.

이라는?

✔ 즉, 가지고 있는 현금은 지금 그냥 현금일 뿐 주가에는 큰 영향을 못준다 라는 것.

현금을 어디에 쓰겠다 라는 구체적인 비전이 없는 이상 단순 현금보유액이 주가를 올리는 요소는 되지 못함. 투자자들도 이 사실을 잘 알기에 주가를 올리지 않는 것이라고 본다.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도 이걸 잘 알텐데 굳이 보유 현금액을 언급한 이유가 뭘까?)


결국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건 영업이익이지.


들쭉날쭉한 영업이익률
가장 중요한건 영업이익

✔ 현금이 많아도 영업이익이 안 나오면 말짱 꽝.

말이 길어졌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결국 현금이 많아도 이 현금을 영업이익으로 연결 시키지 못하면 주가 상승 동력은 될 수 없다 라는 것이고 주가에 중요한건 오로지 영업이익 뿐이라는 것.

지어소프트의 요약 재무제표를 보면 매출액은 2020년 대비 2500억원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약 50억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 뭔가.. 알맹이 없는 사업 같다는 생각이 드는건 나뿐일까?

(쿠팡도 같은 사업구조지만 매출액을 무지하게 키워서 영업이익 액수 자체를 늘려 버렸다. 오아시스도 덩치를 무지하게 키울 수 있을까?).

✔ 차라리 가지고 있는 현금을 4% 짜리 은행 정기예금에 넣어놔도 지금보다 돈을 더 벌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데..

지어소프트의 오아시스가 신선제품 새벽배송 사업을 잘 하고 있는 것은 펙트. 그런데 영업이익을 잘 내지고 있는가는 의문.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은 사업의 수익 구조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 오아시스만의 수익 전략이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쿠팡이나 마켓컬리, 이마트와 비교해서 오아시스만의 수익 전략이 있는가?

아직까진 찾지 못했다.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오아시스만의 강점이라고 해서 포장 단계의 간소화를 언급 했는데 강점인건 펙트. 근데 이게 쿠팡이나 마켓컬리를 압도적으로 이길 게임체인져급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합배송
오아시스와 타사 물류센터 비교

지어소프트에 대한 글을 마치면서



✔ 시장은 언제나 나보다 똑똑하다.

지어소프트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이유는 분명히 존재한다. 필자는 이 이유를 그저 뇌피셜로 끼워 맞추고 있을 뿐이지만 이런게 공부가 아닐까 싶다. 여기서 배워야 할 점은

✔ 현금을 사업에다 잘 쓰는 기업이 좋은거지, 쌓아두고 있는게 좋은건 아니다

라는 것. 삼성전자도 한 때 100조원 가까운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 라는 소식이 있었다. 현금이 많다고 해서 좋은걸까? 그 때보다 평택 공장에 큰 돈을 투자하고 미국에도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등 투자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지금이 더 좋은 평가를 받는다.

결국 기업에게 중요한건 투자를 통한 미래 경쟁력 확보와 영업이익 성장인 것이지 현금 확보가 아닌 것.

✔만약 지어소프트가 가지고 있는 현금으로 오아시스의 효율성에 투자 한다고 한다면 주가는 오를 수 있을 것.

그런데 지금까지 안하는걸 보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오아시스에 뉴스가 될만한 추가 투자가 없는 것을 보면 상장으로 돈 땡길 생각만 하고 있는 것 같다. 본문에서는 빼먹었는데 결국 하게 될 오아시스 상장도 리스크 중에 하나다. LG엔솔이 빠진 LG화학이 껍데기 취급 받는것 처럼, 오아시스가 상장해서 빠져나가면 지어소프트는 어떤 꼴이..?

마지막으로 한양증권의 리포트를 첨부함. 관심 있는 분들은 봐주세요.



이상으로 긴 글 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 thoughts on “경제 블로거가 본 지어소프트 주가 하락 이유, 23년 11월 20일”

  1. 잘 읽었습니다.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접근해보면 매우 좋은 지점이라 판단됩니다. 쌓아둔 현금 어디 안갑니다. 경쟁사 컬리 지속 적자 이어가고 있습니다. 내년에 더 어렵습니다. 보수적으로 매년 100억 흑자만 내도 시총대비 엄청난 이익입니다. 컬리가 망하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오아시스가 상장해도 지분 45%가 남습니다. 그 지분 어디 안갑니다. 모회사인 에코프로,LG화학 상장 후 초반엔 힘들었지만 결국 지나고보면 재가치 인정 받습니다. 현재의 시총1천억수준인데, 여기서 투자가 두려우면 주식 안해야지요.

    응답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