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12얼 20일 노량 죽음의바다가 개봉했습니다. 필자는 우연하게도 이 날 시간이 남아서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이 영화에 대한 찐 후기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영화를 볼까말까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영화 자체는 한산의 느낌과 비슷합니다. 왜놈들은 그냥 다 부셔버려 라는 느낌? 저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명량 – 한산 – 노량 까지 다 보신 분들이 많을텐데요, 명량때의 참심한 분위기와는 다르게 한산 때의 CG가 너무 과도하게 들어간 함선끼리의 전투씬이 눈에 좀 거슬렸습니다.
아무리 CG가 좋아졌다고 하지만 게임 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할까요..?
✔이런 단점이 있음에도 저는 이 영화를 반드시 보는걸 추천드리는데 이제부터 그 이유를 말씀드릴게요.
노량해전과 관련된 저의 다른 포스팅도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영화의 내용을 다소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포가 될 수도.. 조심해주세요.>
< 개봉 하자마자 본 노량 죽음의바다 찐 후기, 다 부셔버려 >
< 이순신 장군 노량해전 전사 미스테리, 실제 사망은 노량해전이 아니었다? >
노량 죽음의바다가 잘 표현한 점
✔노량 죽음의바다는 노량해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배우들의 감정 연기가 정말 돋보였습니다.
- 이순신 장군의 인간적인 면모(셋째 아들에 대한 후회) 등이 섞인 모습이 보여짐.
- 명나라 진린 장군을 통해서 보통의 사람이라면 이런 모습일텐데 하는 모습이 보여짐
- 진린 장군과 이순신 장군의 입장 차이를 잘 표현해냄
- 진린 장군의 태도 변화가 이루어지는 모습이 잘 보여짐
- 시마즈 요시히로(백윤식)의 마지막 부분은 전쟁에서 인간의 밑바닥을 보여주는 듯 함.
- 마지막 일반 병사들의 전투 모습을 원샷으로 보여주는 모습이 정말 최고였음.
제가 좋게 본 점들은 위와 같습니다. 특히 이순신 장군의 셋째 아들이 충남 아산에서 왜놈들에게 살해 당했다는 사실은 저도 몰랐던 사실인데요, 이런 일들이 겹쳐서 이순신 장군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게 했습니다. 저 같아도 제 가족들을 죽인 왜놈들을 싸그리 죽이고 싶었을 테니까요.
노량해전은 이순신 장군 답지 않게 백병전도 많이 이루어진 전투였고, 정말 끝까지 적의 섬멸을 위해서(전투는 적의 퇴각을 목표로 하는 전투와 섬멸을 목표로 하는 전투가 있음. 보통 전자를 선택함) 치뤘던 전투였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개인적인 감정 + 조선의 미래를 걱정하는 모습이 잘 표현되었습니다.
“이 전쟁은 결코 이대로 끝나서는 아니된다..” 라는 대사가 주는 의미, 현대에서도 잘 새겨들어야 겠습니다.
✔명나라 진린 장군은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대표하는 캐릭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미 왜놈들의 퇴각이라는 목적은 이루어냈고, 선조라는 똘방구 임금은 적당히 하기를 바라고, 류승룡 마저도 병력을 보전하길 바랐으니 타국의 장수인 진린의 소극적인 태도는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런 진린과 이순신 장군의 태도 차이를 대립시키면서 이순신 장군의 면모가 더욱 눈에 띄게 됩니다.
마지막에는 진린 장군도 이순신 장군에게 감응하여 태도가 변하긴 하지만 아쉬웠던 점은 명나라 수군이 너무 터무니없이 당하는 모습만 보여줬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은 뒤에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밤에 시작한 전투는 해가 뜰 때까지 이어지게 되는데 이 때 장수들이 아닌 일반 병사들의 전투 모습을 원샷으로 잡는 극적인 씬이 나옵니다.
조선군, 왜군, 명나라군 이라는 집단이 아닌 병사 한 명의 전투 모습을 보여주면서 개인이 느끼는 전투의 처절함, 각자의 입장, 각자의 느낌 등을 너무 잘 살린 것 같습니다. 보통 이런 영화들은 장수들만 보여주기 마련인데 일반 병사들의 전투 모습까지 원샷으로 표현해 내면서 인상적인 전투씬이 만들어졌습니다.
✔마지막 노량해전이 거의 끝나갈때 쯤 시마즈 요시히로(백윤식)가 북소리에 미쳐가는 모습이 보여지는데요,
실제로 전쟁에 참여한 병사들은 포탄과 비슷한 소리만 들어도 질겁을 한다고 하죠. 전투 당시 시마즈 요시히로에게 포탄 소리보다 더 공포스러웠던 것이 북소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이 시마즈 요시히로는 생존해서 본국으로 귀환하게 됩니다 😀 이순신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진채로 말이죠.
감독은 노량 죽음의바다를 공개하면서 전투씬이 영화의 대부분이라고 말했는데 사실 저는 전투씬 보다는 전투 상황 속에서 캐릭터들의 감정을 더 잘 들여다보게 되더라구요. 명량이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전투씬에 더 열광하던 저였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등장 인물들의 감정에 더 집중하게 됐습니다. 저도 나이를.. 큭..
노량 죽음의바다에서 아쉬웠던 점
이렇게 좋은 점만 있었지만 아쉬웠던 점도 있습니다.
- 역사적 사실과는 살짝 다른 전투 내용들
- 명나라 수군을 너무 나약하게 표현한 내용들
- 등장은 화려했으나 퇴장은 어처구니가 없었던 거북선
- 격렬했던 전투씬 이후 갑자기 흥을 깨버린 회상씬..?
정도가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 먼저 노량해전은 조선+명군이 약 500명 전사 vs 왜놈들은 약 20000명이 전사 일 정도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머쥔 전투였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면 한산 때처럼 압도적인 승리가 아니라 전략적인 움직임 이후 압도적인 파괴가 아니라 소위 개싸움?으로 전투가 변질되면서 엄청 처절하게 싸우다가 승리하는 모습이 보여집니다. 이게 역사적 사실과 맞는 부분인가 하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상업영화니까 다소 픽션이 가미된건 이해해야 겠지요. 제가 잘못 알고 있을수도 있구요.
✔ 명나라 수군을 너무 약하게 표현한 점도 아쉬웠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조선 + 명군을 합쳐서 500명이 채 전사하지 않은 전투였고 실제로 명나라 함선의 피해도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명나라 수군이 뒤늦게 참전 했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함께 전투를 치뤘는데도 피해가 거의 없었다는 것은 전투 실력이 떨어지는 군대가 아니었다는 것인데 왜놈들에게 너무 쉽게 쳐부셔지는 장면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또한 명나라 수군의 총사령관이었던 진린 장군도 너무 어이없게 포위되는 모습이 보여지면서 전투의 흐름이 너무 인위적으로 표현된게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영화 시간의 제약으로 인해 편집을 많이 한 듯 싶은데 좀 과하다 싶었습니다.
✔ 거북선의 등장과 퇴장도 조금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거북선이 등장해서 왜놈들을 압도적으로 쳐부수고 있을 때 시마즈 요시히로(백윤식)이
“거북선에 대한 대처는 이미 해놨다”
라는 대사를 날리면서 거북선을 굉장히 전략적으로 파괴할 것 같았는데 그냥 대포로 쏴서 침몰시켰습니다.. 이게 맞나 싶었어요. 게다가 거북선 지휘관이 그냥 혼자서 적진으로 들어가다가 약간 개죽음(?) 당하는 듯한 모습으로 표현했는데 실제 전투에서 저런 행동을 했을리가 없을텐데 너무 과하게 표현한거 아닌가 싶더라구요.
물론 거북선이라는 사기적인 함선이 있으면 극적인 전투씬이 연출되기 어려웠겠다 싶기도 한데 거북선의 퇴장 모습은 너무너무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 노량해전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순신 장군의 회상씬도 흠..
처절한 전투 모습을 보여준 뒤 이순신 장군이 지금까지 함께 싸워왔던 사람들 + 셋째 아들을 기억하는 회상씬이 나오는데 이게 음.. 꼭 필요한 씬이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꼭 필요한 씬이었다 하더라도 시간을 너무 길게 끌어서 오히려 시간을 잡아먹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여진구가 등장한 씬은 이게 필요한건가.. 싶기도 해서 그닥.. 좋지는 않았네요.
노량 죽음의바다 후기를 마치면서
✔이런저런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명량을 시작으로 한 마지막 시리즈가 끝났다는 점에서 시원섭섭했습니다.
명량을 이후로 이순신 장군의 영화를 이렇게 잘 만든 감독이 있었을까 싶었는데 이 영화 시리즈가 끝났다는 것이 시원섭섭합니다. 이순신 장군이 칠천량 전투 이후 수군들을 다시 모으는 과정을 그린 영화가 나오는 것도 좋다고 생각되는데 아마도 안 나오겠죠..? ㅠ
저와 비슷하게 명량 때부터 영화를 본 분들이라면 마지막까지 이 영화도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즐거운 감상 되세요 ^^
p.s 글을 끝까지 보신 분들에게만 말씀드리는데 마지막 조선군, 왜군, 명군의 일반 병사들 모습 보여준 뒤 마지막 이순신 장군을 클로즈업 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그 뒷편에 조선군이 조선군을 베는? 옥의 티가 나옵니다. ㅎ.ㅎ;;잘 봐보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