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고점론, 왜 항상 ETF가 출시되면 섹터는 고점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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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고점론

ETF 고점론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증시에서 특정 섹터를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나오면 그 섹터는 고점이라는 뜻입니다. 실제로 기존에 있던 오리지날 2차전지 ETF가 한창 상승세를 이어 갈 때 2차전지 파생 ETF들이 우후죽순으로 나왔고 저 때가 사실상 고점 바로 전이었습니다.

2차전지 뿐만 아니라 유럽명품ETF도 출시되자마자 주가는 끝 없이 떨어지기만 했습니다.



ETF 고점론, 그 이유는 무엇인가


ETF 고점론이 나오는 이유는 ETF를 상장하는 이유가 ‘돈’을 벌기 위해서 상장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조회수를 높이고 싶어하는 유튜버가 이슈가 되고 있는 자극적인 내용으로 영상을 만드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ETF출시이유
ETF로 돈을 버는 원리

ETF를 왜 만드는지 생각해보면 쉽습니다. ETF는 보통 자산운용사나 증권사의 ETF담당팀, 상품기획팀이 출시합니다. 출시된 ETF는 증권사를 통해 증시에 상장되고 판매됩니다. 상장된 ETF를 개인투자자들이 매수하면 매수자들은 자산운용사에 운용비(보수)를 지불하고 자산운용사는 이 운용보수로 수익을 올리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자산운용사는 고개들 대신 ETF를 운영해주면서 수수료로 뽀찌를 먹는거고 증권사는 ETF를 판매한 뒤 수수료를 먹는 것입니다. 결국, ETF도 유튜브 영상처럼 많이 보여져야(팔려야) 많이 버는 구조인 것이죠.

여기서 ETF가 가진 구조적 문제점이 나옵니다. ETF는 원래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S&P500을 추종한다던지 KOSPI200을 추종한다던지 하는 식으로 말이죠. 그런데 추종할만한 지수들은 정해져 있고, 이러다보니 뭔가 흥행할만한, 주목받을만한, 사람들이 많이 모일만한, 이슈가 되는 ETF를 만들지 못합니다. 많이 팔려야 많이 벌텐데 인기를 끌 수가 없으니 많이 팔리지를 않습니다.


자산운용사들이 ETF를 만드는 신박한 수법


자산운용사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어쩌지? 그런데, 옆 나라 미국을 보니까 웃깁니다. 자산운용사들이 스스로 지수를 만들어서 그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만듭니다. 오 이거다 싶습니다. 한국의 자산운용사들도 스스로 지수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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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X 지수

예를 들면 위와 같습니다. S&P500이나 Nasdaq100 지수 같이 원래 있던 지수가 아니라 본인들이 Global X 머시깽이 지수를 스스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물론 이게 나쁘다는건 아닙니다. 지수는 원래 만들라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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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자산운용이 의뢰해서 FnGuide가 만든 지수

그런데 이걸 나쁘게 악용하기 시작한다는게 문제입니다. 예를 들자면 이렇습니다.

삼송자산운용 : 2차전지가 좀 핫하네. ETF좀 만들어서 흑우들한테 보수를 땡겨먹어 볼까 ㅋㅋ 근데 이미 2차전지 ETF는 있으니까 좀 다르게 해서 만들어봐야겠다. FnGuide야, 2차전지핵심짱구10 이라는 지수좀 만들어봐.

FnGuide : ㅇㅋㅇㅋ 돈만 줘 지수는 후딱 만들어줄게

삼송증권 : ?? 자산운용아 ETF만든다고? 내가 홍보해줄게 나 수수료 좀 뗗어줄래?

삼송자산운용 : 오케이 알았어. 잘 홍보해봐. 잘 팔리면 내가 수수료 뗗어줄게. 너도 좋고 나도 좋고 ㅋㅋ

ETF구조를 모르는 개인투자자 : ?? 핵심짱구?? 좋은건가?? 사볼까?? (결국 돈만 잃는다)

이런 원리로 자산운용사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투자자들을 등 쳐먹기 시작한 것입니다.

즉, 요즘 상장되는 ETF들을 잘 보면 자산운용사들이 돈 버는 방법이 나옵니다.

  1. 일반투자자들에게 특정 섹터 투자가 인기를 끈다.
  2. 자산운용사들이 돈좀 벌어보겠다고 인기 섹터의 ETF들을 만든다
  3. 이미 한번 인기가 많았던 섹터는 시간이 지나면 인기가 사그라들고 주가가 떨어진다
  4. 각종 ETF들의 주가도 떨어진다
  5. 뒤늦게 아무것도 모르고 ETF를 매수한 투자자들은 자산운용사들에게 보수만 뗗이고 돈도 잃는다.
  6. 자산운용사들이 손해보는건 1도 없음 ㅋ
  7. 판매한 증권사들? 무슨 손해가 있을까?

이제 ETF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이유와 ETF 고점론이 나오는 이유가 이해 되셨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신규 상장되는 대부분의 ETF들은 사실상 자산운용사들이 일명 흑우들을 등쳐먹기 위한 상품일 뿐이라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ETF 자체는 죄가 없다. 살인자의 손에 들린 식칼이 죄가 없듯이.


그렇다고 해서 모든 ETF가 나쁜걸까요? 저도 신규상장되는 ETF들 중에 괜찮은 것들을 리뷰하고 추천하고 있는걸요. 모든 ETF가 나쁜건 아닙니다. 어떤게 나쁘고 어떤게 괜찮은지 알아보는 안목을 기르는것도 투자자의 능력이며 공부해야 할 부분입니다. 나쁜건 이상한 ETF로 멋모르는 투자자들을 등쳐먹는 자들이지 ETF 자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퇴직연금저축, IRP, ISA등 비과세 상품들이 나오면서 ETF 상장이 더 흔해졌습니다. 비과세 상품을 통해 ETF를 사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자산운용사들도 이런 사람들을 유혹하기 위해 더 자극적이고 더 인기 있을법한 ETF들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돈을 잃지 않기 위해서 더욱 조심해야 할 때입니다. 특히 투자의 세계를 잘 모르는 초심자들은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연금저축이나 IRP, ISA에 넣을법한 ETF들은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 외에 이상한 ETF는 항상 조심해서 투자해야 합니다.

이 글이 어디까지 퍼지고 누구에게 읽힐지, 아니면 아무에게도 읽히지 않을지 저는 모르겠지만 단 한명이라도 이 글을 읽고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더 이상 개인투자자들이 고통받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참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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