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ersk와 Amazon의 녹색연합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ZEMBA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ZEMBA는 Zero Emission Maritime Buyers Alliance라는 풀 네임을 가진 단체 입니다. 한 마디로 기업들의 자발적으로 모인 친환경단체인데 자원봉사를 하자고 모인게 아니라 어차피 탄소중립으로 나아가야 될거니까 다 같이 모여서 으쌰으쌰 해가지고 비용을 절감해보자 라는 단체입니다.
Maersk와 Amazon이 녹색물류 계약을 체결한 이유는 Amazon이 ZEMBA를 만든 원년멤버이고 물류 배송 과정에서 탄소중립을 추구하는데 이를 만족시킬 기업이 Maersk였기 때문이라네요. 놀랍습니다. 이제 탄소중립을 추구하는 단체들이 기업간의 계약을 실제로 좌지우지하는 세상이 오고 있습니다.
ZEMBA단체 이전에 나온 단체는 RE100이죠. 단체라고 하기 보다는 기업들끼리 만든 자체규약? 같은거지만 말이죠. 이제 세상은 RE100과 ZEMBA같은 기업들끼리의 탄소중립 요구를 무시하면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런 세상인데 투자자가 RE100이나 ZEMBA 같은 단체를 모른다? 세상의 변화를 모르고 여전히 탄소 뿜뿜 기업에게 투자한다? 돈을 버리겠다는거죠. 오늘은 이 RE100과 ZEMBA가 한국 산업에 끼칠 영향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RE100과 ZEMBA 참여 기업들은 어디가 있을까?
RE100 기업 목록 보는 방법은 위 링크를 클릭하면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아주 많은 기업들이 있고, 특히나 한국에서 잘 알려진 해외 기업들은 거의 전부 가입되어 있다고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대표적인 RE100 GOLD멤버로는 애플, 퍼스트솔라, 메타, GM, 현대, 기아, LG그룹사 등이 있습니다.
ZEMBA 참여 기업들은 위와 같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기업들이 참 많죠. 우리 투자자들은 이 모습을 보며 느끼는 점이 있어야 합니다.
이제 우리가 알만한 대기업들은 전부 RE100이나 ZEMBA를 준비하고 있구나. 국가는 지원금을 주고 행동은 기업들이 하는구나 탄소중립을 지원하는 기업들은 끼리끼리 뭉치겠구나 어? 그럼 뭉치치 못한 기업들은 어떻게 되는거지?
맨 마지막이 포인트입니다. 어? 뭉치지 못한 기업들은 어떻게 되는거지? 우리 투자자가 피해야 하는 기업들 입니다.
탄소중립을 준비하지 않는 기업에게 투자한다? 돈을 버리는 것
ZEMBA나 RE100 뿐만 아니라 탄소중립을 위해 뭉친 단체들은 꽤 있습니다. 이런 단체, 협약을 중요하게 봐야 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 입니다.
" 너네 우리처럼 탄소중립 안해? 우리는 탄소중립 돈 들여서 하고 있는데 감히 묻어가려고 해? 너네는 이제부터 왕따다 "
위와 같은 흐름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RE100은 자발적 참여 아니냐구요? 네 자발적 참여긴 한데 이들이 뭉쳐서 참여 안한 기업들을 후두려 패고 있습니다. 참여한 기업들이 글로벌 대기업들이다 보니 참여를 안하면 후두려 맞는거죠. 일전에 삼성전자도 아마존과 MS같은 고객들에게 RE100에 대한 요구를 받았다고 합니다. 삼성전자도 RE100을 안하면 후드려 맞는거에요. 예외는 없는거에요.
관세가 더 무서울까요 RE100이나 ZEMBA같은 단체가 더 무서울까요? 저 같으면 후자가 더 무서울 것 같습니다. 관세는 돈으로 해결이 되는데 후자는 아예 거래 자체를 끊어버리고 산업 생태계에서 왕따를 시켜버리거든요.
ZEMBA는 특히 해운업자들에게 더 무서운 단체입니다.
ZEMBA의 창립 목적은 단순합니다.
" 다 같이 뭉쳐서 탄소중립 안하는 해운업자들 패버리자. 너는 하고 나는 안하면 해운업자들이 탄소중립 안할게 뻔해. 다 같이 뭉쳐서 탄소중립 요구하자. 물류에서 발생하는 탄소중립 비용을 해운업자들한테 부담시켜버리자구! "
입니다. 말은 거창합니다. 화물 소유자들끼리 뭉쳐서 탄소 배출이 없는 해상 운송을 이용하자, 가입하면 혜택을 준다, 지원을 해준다 라는 말인데 그냥 결국 기업들끼리 뭉쳐서 해운업자에게 탄소중립을 요구하자 라는 것입니다. 깡패같은 짓인데 때로는 깡패짓도 필요한 법이죠.
요점은 이런 깡패짓을 미리 준비한 기업은 돈을 벌고 준비하지 않은 기업은 눈뜨고 고객을 뺏긴다는 것입니다.
ZEMBA 같은 단체의 흐름을 잘 이해하고 있던 Maersk 같은 선도적인 해운업자는 이제 큰 이득을 볼 것인데, 미리 준비하지 못한 해운업자들은 고객을 뺐기겠죠? 말이 좀 옆으로 새지만 Maersk가 남들이 선박 수 늘리기에 집중하고 있을 때 자기만 기존 선박을 그린 메탄올 선박으로 교체하는데 집중한 이유가 있습니다. Maersk는 앞을 내다본 것이죠. 화석연료 선박이 아무리 많아봐야 앞으로는 짐만 될거라는걸 말이죠. 우리 HMM은 잘 하고 있으려나..
어쨌든, 이렇게 RE100과 ZEMBA같은 단체들이 요구는 날이 갈수록 심해질 것입니다. 특히, RE100은 정말 조심해야 해요. 한국 입장에서 RE100을 준비하지 않는 기업은 그냥 나가리라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한국은 더더욱 RE100에 집중해야 할 때
한국은 제조업 중심의 수출 중심 국가입니다. 수출 못하면 나라가 망한다구요. 그런데 RE100에 가입된 기업들 보면 화들짝 놀랍니다. 한국이 수출 대상으로 삼는 해외 기업들은 거의 다 가입이 되어 있거든요.
사진이 작아서 안보이는데 확대해서 한번 봐보세요. 유럽과 미국 기업들은 일단 대부분 가입되어 있고, 아시아에도, 중국에도 동남아시아도 뭐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 대한민국은 RE100을 더더욱 준비해야 한다구요! 실제로 한국에서도 발빠르게 RE100에 대응하는 그룹 있긴 합니다! 누구? 바로 엘쥐
삼성SDI나 SK온은 2030년이니 2035년이니 떠들고 있지만 이거 미친듯이 늦는거에요. 우리 LG에너지솔루션 형님은 그걸 알고 2025년으로 기한을 대폭 단축 시켰습니다. 2025년까지 배터리 소재사에서 ‘RE100’제품 수급을 결정했어요.
이건 뭐다? 시간의 차이일 뿐, 한국 배터리소재 기업들 중에서 RE100 준비 안하는 기업들은 전부 나가리 될 예정인거다 라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이제 한국 대기업들도 거의 모두 RE100 참여 기업들입니다. 대기업 벤더기업들이나 수주 중심 기업들 중에서 RE100 준비 안하는 기업들은 이제 나가리라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투자하시지 마세요.
이렇게 RE100이 너무나도 중요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좀 다른 길을 걷는 중이에요.
< 이미지 클릭하면 뉴스 원문으로 이동합니다. >
정부는 한국형 CF100를 제안했습니다. CF100이 무엇인지는 위 이미지 클릭해서 기사 보시면 나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한국이 CF100 한다고 하면 다른 나라들이나 기업들이 얼씨구 좋구나!! 그래!! CF100도 인정해주자!! 이럴까요?
< 결국 세계는 재생에너지와 수소에너지로 간다 포스팅 보러 가기 >
제가 쓴 위 포스팅을 시간내서 봐주시길 바라겠습니다. RE100 같은 협약이나 단체를 정말 단순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RE100이나 ZEMBA 같은 단체가 과연 순수하게 탄소중립을 위해 탄생한 걸까요? 아닙니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도 있지만 탄소중립을 무기로 후발주자들을 패버리고 선두주자들이 이득을 취하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위에 국가별 RE100참여 지역을 보십시요. 선진국들이 대부분이죠? 탄소중립은 돈이 미친듯이 들어가요. 후발주자인 신흥국들이 RE100 기준을 맞출 수 있을까요?
이미 성장한 선진국, 대기업들끼리 끼리끼리 해먹자고 만든 RE100 같은 단체에, 저기에 대고 한국도 나름대로 CF100이라는 기준 만들었어!! 나도 인정해줘! 이러면 인정해줄까요? 취지가 뭔지는 알겠지만 RE100 하겠다는 기업들에게 지원을 팍팍 해주는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미 삼성, 현대, SK, LG 등 한국 대기업들도 이미 RE100에 참여하고 있으니 RE100을 준비하지 않는 기업들은 죄다 나가리라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어차피 검색도 안될텐데 이 글을 쓰는 이유
아마 이 글은 검색이 잘 안될거에요. 누가 많이 보지도 않을 겁니다. 사람들이 검색을 잘 안하거든요. 그럼에도 제가 시간을 들여서 쓴 이유는
"이 글을 읽은 사람들만이라도 돈을 길바닥에 버리지 말자"
입니다. 힘들게 번 돈입니다. 돈을 길바닥에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