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수혜주 투자를 별로라고 생각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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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수혜주 투자

오늘은 원전 이슈로만 투자하지 말자 라는 취지로 포스팅을 하려고 합니다. 이미 들어가 계신 분들에게는 죄송스럽지만, 신규 투자자분들에게는 제 생각을 공유해야 겠다는 생각을 포스팅을 합니다.

얼마 전, 루마니아의 원전 수주가 거의 확실시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 왔습니다. 한국이 원전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첫 결실이니 만큼 원전 관련주들의 주가가 많이 뜨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한전기술이나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를 찾아봤습니다.


한전기술 차트 2
한전기술 차트

두산에너빌리티 1
두산에너빌리티 차트

엥..? 루마니아 원전 수주는 1조원대 계약인데도 불구하고 원전 대표주인 한전기술과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가 반응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개별 악재들로 인해 크게 하락한 모습이었습니다. 뉴스가 좋다고 한들 기업의 본질에 타격을 입으면 주가는 하락 한다는 것. 한전기술과 두산에너빌리티를 보고 배웠습니다. 오늘은 개별 이슈를 말하려는게 아니니 참겠습니다.


원전 이슈는 너무 해묵은 이슈

사실 생각해보면 원전 수주 이슈는 너무 해묵은 이슈이기도 합니다. 체코 원전 같은 경우는 문재인 정부에서부터 나오던 이슈였으니 얼마나 오래된 건지 감이 잡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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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 중인 해외 원전 사업, 출처 : 뉴스핌. 자료 너무 감사합니다.

원전 사업의 문제점이 여기에 있습니다. 너무 오래 걸립니다. 입찰서를 내고, 경쟁을 하고, 계획을 제출하고, 입찰을 받고, 공사를 시작해서 실제 돈을 받기 까지 너무나도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하니마니 하면서 문재인 정부 때부터 이야기가 돌던 체코 신규 원전이 아직 입찰도 하지 않은걸 보면 말 다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오래 걸리는 사업인데도 불구하고 소문은 너무 일찍 난다는 것입니다.

“원전 수주 한대!! 누구랑 뭐 했다더라!!”

라는 뉴스가 나오자마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투자자들이 원전주에 투자를 합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조금’흐르고 이슈가 사라지면 주가는 다시 떨어지죠.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슈가 반복되다 보니 희망이 곧 주가로 반영되고, 실제로 실적이 나오면 주가가 상승 하는게 아니라 재료 소멸이라는 이유로 하락해 버립니다.

이슈가 실제로 실현 됐을 때 주가가 오르는지 떨어지는를 결정 하는 건 기업의 이익에 도움이 되느냐 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냉철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원전 수주가 기업 입장에서 정말 수익이 그렇게 큰 사업일까요?


원전 사업은 수익성이 좋은 사업일까?

원전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수출한 바라카 원전의 경우 총 수익률이 7~8%, 현재 진행중인 영국 원전의 예상 수익률은 4~5% 수준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후에도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많지만 어쨌든 단순 원전 수주의 수익률은 높아도 8%, 낮으면 4%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 수익률 자체는 낮은게 아니지만 문제는 이 정도의 수익률이 주가를 크게 올릴 수 있는 이슈인가? “

라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원전 수주라는 이슈가 대한민국의 국가적 이슈 였습니다. 대한민국의 위상을 알린다, 대한민국이 승리했다 등등 소위 국뽕을 일으킬 만한 이슈였고 뉴스에도 크게 소개가 됐었죠. 주식 시장도 이에 반응해서 원전 기업들의 주가를 많이 올렸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게 기업의 이익 수준을 크게 올려줄만한 사업이냐 라는 것입니다. 탈원전이라는 공공의 적이 없을 때에도 두산에너빌리티는 2007년 이후 주가가 1/10토막이 나버렸습니다. 2009년 바라카 원전을 수주 했을때도 추세적 주가 반등은 없었습니다. 원전 수주가 정말 기업의 레벨을 바꿔버릴 만큼의 수익성 좋은 사업이라면, 왜 주가가 안뛰었을까요? (물론 두산에너빌리티는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두산 건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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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폴란드 원전 수주 입찰가

한전기술과 두산에너빌리티의 개별악재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원전 수주가 기업들에게 큰 이익이 되었다면 개별 악재를 덮을수도 있었을겁니다. 우리 투자자들은 한국의 원전 수주 문제점을 살펴봐야 합니다. 현재 한국은 원전 수주에 저가 후려치기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와 비교했을 때 건설비를 40억불 낮게 입찰했습니다. 무려 웨스팅하우스보다 원화로 약 5조원에 가까운 돈을 낮게 입찰한거죠. 미쳤죠? 총투자비로 따지면 약 180억불 차이입니다. 원화로 약 24조원 차이입니다. 24조원의 수익을 그냥 버린겁니다.

저가 후려치기로 원전 입찰을 하고 있으니 수익성이 좋을리가 없습니다. 수주를 받는다고 해도 이익이 좋지 않으니 언론에서 크게 떠들어주지 않으면 주가가 상승하지 않는 것입니다. 수익률이 낮으니 수주를 받아도 기업의 레벨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그냥 그저 그런 사업 하나 따왔구나 정도인 것입니다.

물론 경쟁사보다 낮더라도 수익이 있다면 저가로도 입찰을 할 수 있습니다. 제 말은 저가로 수주를 받은게 잘못 되었다는게 아니라 투자자라면

“저가 입찰이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되는가? “

라는걸 고민해보자 입니다.

저는 한국 원전 기업들을 보면 가끔 조선업이 떠오릅니다. 한국 조선업의 구조가 딱 원전 사업 구조와 비슷하거든요. 기술은 최강이다, 수주 잔고가 3년치 쌓였다, 5년치 쌓였다, 지금 최고의 호황기다 라고 아무리 떠들어대도 기업들은 언제나 적자고 언제나 어렵고 언제나 배고픕니다. 수주 잔고가 쌓이면 뭐합니까? 중국과 경쟁한다고 저가 후려치기로 수주를 받는 바람에 수익률은 개똥이지, 돈 받기가 어려워서 항상 현금은 없지, 건조할 수 있는 배의 물량이 정해져 있다 보니 영업이익을 늘릴수도 없지..

아무리 좋다좋다 해도 결국 기업 재무는 똥이니 주가가 오르지 않습니다. 이런 헛된 이슈에 속아서 고점에 조선주들을 사가지고 피본 사람들이 얼마나 많나요?


결국 결론은 기업의 가치


이슈가 나왔을 때 그 이슈에만 집중해서 단타로 치고 나올거면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오히려 이슈로만 접근하는 종목은 단타로 치고 나와야 합니다. 그런데,

” 원전 수주를 받았으니까 앞으로도 많이 성장하겠지? “

라고 생각하고 장기투자를 하시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결국 주가는 기업의 가치에 근접하게 되는데 이슈가 의미 있는 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하면 주가는 다시 떨어지니까요.

현재 한전기술의 PER은 70배입니다. 원전 수주를 받는다고 해도, 이 PER을 합리화 시킬 수 있을까요? 두산에너빌리티는 지금도 두산 그룹을 먹여 살리는 맏형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기업 자체는 한국에서 없으면 안되는 기업이지만 투자자가 ‘투자’를 하기에는 아직까지 ‘안정성’이 조금 부족한 기업입니다.

기업의 본질이 아닌 원전 수주라는 이슈로만 접근하지 않기를 바라겠습니다. 기업을 레벨업 시킬 수 있는가! 이것이 중요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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