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공지능 반도체 투자에 대한 생각- (feat.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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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공지능 반도체 투자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인공지능 반도체 관련주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에, 이에 대한 언급을 하고자 함이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문제점에 대해서 말해보도록 하겠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게 투자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반드시 읽어 볼만한 글이라고 본다. 무지렁이 주관을 가진 필자가 하는 말이니 들어주면 고맙고 아니면 말 것이다.

<본 글은 투자 권유글이 아닙니다. 모든 투자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투자의 문제점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인공지능 반도체 투자 열기가 뜨겁다. 앤비디아는 주가가 787불이 되었는데도, 24년 예상 영업이익을 따지면 PER이 30배 정도로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하니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하드웨어 대장 기업이 되면서, 누가 엔비디아와 거래를 하냐를 두고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주가가 오르기도 내리기도 한다.

✅ 여기서 우리 투자자는 생각을 한 번 해보자. 엔비디아와 거래를 하는 SK하이닉스에 투자하는게 좋을까 엔비디아에 투자하는게 좋을까?

여기에 대한 대답을 알려면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반도체 산업은 설계, 제조, 상품화로 이루어져 있는데 엔비디아는 설계와 상품화를 담당하고 SK하이닉스나 TSMC,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이 제조를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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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커브, 출처 : 1%를 읽는 힘

✅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설계와 상품화를 하는 기업에 투자하는게 맞다.

정답도 설계와 상품화에 투자하는게 맞다는 것이고, 이런 면에서 엔비디아에 투자하는게 맞다. 주가 상승률이나 영업이익률을 따져봐도 정답은 정해져 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 투자할 이유는 없다.

설계와 상품화 기업은 무조건 좋을까? 설계와 상품화가 무조건 좋은데 왜 한국은 제조를 택했을까? 그 이유는 수주를 받아서 생산하는 제조업의 특성상, 리스크가 매우 적고 퍼스트 무버를 팔로우 하는 전략을 취하기 쉽다는 것, 일자리 공급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은 제조 기업들을 키워냈고 한국 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대부분의 반도체 기업들이 제조를 담당하는 기업이다. 따라서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반 강제적으로 제조단에 있는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데 그게 바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하 반도체 소부장 업체들이다.

✅ 삼성전자를 포함해서 반도체 제조업에 있는 기업들은 한 가지 문제점이 있는데, 이는 워렌버핏이 TSMC 주식을 팔면서 했던 말이다.

” 반도체 생산 기업들은 번 돈을 모조리 재투자에 써야 한다. 이익을 남길 수가 없다. “

한국의 반도체 생태계가 돈을 버는 모습은 아래와 같다.

삼전, SK하닉이 수주를 받는다 >>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을 낸다 >> 경쟁자가 따라온다 >> R&D + 시설 투자를 한다 >> 삼전, 하닉의 니즈에 맞춰 협력 업체들이 납품을 한다 >> 생산 시설을 갖추고 차세대 메모리를 생산한다 >> 수주를 받는다 >> 영업이익을 낸다 >> 경쟁자가 따라온다 >> 투자를 한다

문제점을 발견했는가? 한국이 팔로우 전략으로 선두 기업들을 따라 잡았듯이 한국도 같은 방법으로 따라잡힐 수 있다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매 번 엄청난 재투자를 해야 한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영엽이익률과 영업이익
삼성전자 투자액
삼성전자 23년 투자액

✅ 삼성전자는 23년에만 반도체 사업부에 약 48조 4000억원을 투자했는데(기사는 예상치), 이는 2022년 당기순이익의 대부분을 재투자 한 것이다.

물론 삼성전자는 이전까지 자산을 모아 놨지만, 이는 투자를 안 한게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리스크로 못 했다고 보는게 맞다.

✅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영업이익
SK하이닉스 투자액
SK하이닉스 시설투자

SK하이닉스의 2023년 시설투자금액은 D램 설비 투자에만 약 7조원 가량을 했고, 총 투자 비용은 약 10조원에 이른다. 이는 21년도와 22년도 당기순이익을 모두 합친 금액과 비슷한 규모다.

✅ 문제는 기술적 우위를 가진 시간 자체가 짧아지고 있고 재투자 시간도 짧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기술적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누워서 떡이나 먹으며 누가누가 더 좋은 반도체를 개발하나~ 지켜보다가 제일 잘 하는 기업과 계약을 맺으면 되는 입장이고, 제조를 하는 기업들은 1등이 되기 위해서 엄청난 재투자를 해야 하는 입장인 것이다.

✅ 이는 마치 1등 직장인이 1등을 유지하기 위해 월급의 모든 것을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꼴이다.

월급을 재투자 해서 1등을 유지할 때는 괜찮은데, 퇴사를 당하는 순간 지금까지 해온 투자는 모두 물거품이 되고 아무런 가치가 없어져 버린다. 반도체 제조업에서 최후의 승자는 없고 영원히 노력하는 기업만 존재한다.

✅ 다시 한번 물어보고 싶다. 엔비디아에 투자하는게 옳을까 삼성전자나 하이닉스에 투자하는게 옳을까?

여기에 미국 정부가 자국의 반도체 제조업을 키우려고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중국이 CATL을 키우고자 막대한 보조금을 자국 기업에게 몰아줬듯이, 미국도 자국 반도체 기업을 키우고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투자자라면, 적어도 상황을 지켜볼 여유가 있어야 한다.


정치의 수준에서 나오는 산업 지원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재투자는 투자자 입장에서 별로인 것이지, 자동차 산업과 더불어 제대로 된 낙수효과를 일으키는 거대 기반 산업으로서 국가 경쟁력과 경제를 생각 해보면 아주 좋은 재투자이다. 재투자를 한다는 것은 거대한 투자액이 협력업체와 그 협력업체, 각 노동자들에게 모두 나누어진다는 것이니 부의 재분배가 가능해진다.

정부는 이런 산업일 수록 기업의 재투자를 유도하고 글로벌 1,2위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규모 있는 지원을 해줘야 한다.

✅ 문제는 한국 정치의 수준이 너무 수준 이하라는 것이다.

지원금 차이
K칩스법과 미국 중국 보조금 차이

미국의 칩스법에 대항해서 만들어진 K칩스법은 2024년도에 일몰된다. 현재 총선을 한답시고 이에 대한 논의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이 사이 미국은 자국의 글로벌파운드리, 인텔을 키우고자 보조금을 준다고 나섰고 중국마저 이대로 무너질수는 없다며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한국 정치가 매우 후진적이라는 것은 사실이며 이로 인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타국의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 투자자라면,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게 맞을까?

애국심을 말하는게 아니다. 투자를 말하는 것이다. 한국 기업이 잘 되길 바라지만 투자자로서 걱정되는건 어쩔 수 없다. 한국 투자자들이 미국으로 몰려가고 있다. 시장의 자금 자체가 미국으로 흘러가고 있다.


반도체 무기화와 마무리

평시에는 미국이 설계와 상품화를 담당하고 한국, 대만이 제조를 담당했다. 분업은 언제나 비용을 절감시키고 이익을 극대화 시킨다. 평시에는 그렇다.

현재 반도체는 무기화 되었다. 미중 무역전쟁을 시작으로 중+러 vs 미 + 서방권의 반도체 패권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런 와중에 대만과 한국은 중,러 입장에서도 미,서방권 입장에서도 뭔가 완벽한 내 편은 아닌 깍두기 같은 느낌이 강하다.

국방은 미국과 서방권 편인데 경제는 중국과 러시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미국이 한국과 대만을 완벽히 믿지 못하고 제조 기술까지 확보하려는 이유다.

이에 대한 내용은 필자의 다른 글, < 반도체 무기화와 칩스법, 미국의 리쇼어링 전략, 삼성전자 전망은 ? >에 자세히 적어 놨으니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보길 바란다.

중국이 자국우선주의를 외치며 2차전지 산업에서 CATL와 BYD를 탄생시켰듯이, 미국이 자국우선주의를 외치면 반도체 산업에서 어떤 기업이 탄생할까? 미국이 차지하길 원하는 산업과 한국이 잘 하는 산업은 겹쳐있다. 한국은 어떻게 이 국면을 돌파해야 할까?

이럴 때일수록 정부의 정치력과 외교력이 중요하겠지만, 지금 시점에서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

✅ 투자자라면 현 상황을 잘 읽고,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결정하는게 좋겠다. 개인적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은 단기적 전망이 꽤 어려워 보인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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